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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 -정진홍 저- 일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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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3-09-21 13:53 조회1,66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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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중국 지도부가 벤치마킹하려는 인물은 진시황도, 한고조 유방도, 한무제도, 원태조 칭기즈칸
도, 명태조 주원장도 아닌, 바로 강희제다. 강희제는 오늘날 중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황제다. 실제로
요즘 중국 최고위급 관리들 사이에서는 ‘강희제 배우기’가 한창이다. 장쩌민과 후진타오 주석은
틈만 나면 측근들에게 강희제에 대한 기록을 읽어보라고 권유한다. … 이제 시대는 변하고 있다. 그
저 핏줄만 강조하는 것은 옛 이야기다. 이제 필요한 것은 적절히 섞이는 것이다. 또 그 섞임이 자극
이 되어야 한다. 낯선 것을 만들어 기존의 것에 머물거나 안주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
서 중국은 ‘오랑캐’ 덕분에 강대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랑캐는 끊임없이 한족을 자극하
고 그로 인해 박차를 가하도록 만들었다. 마오쩌둥은 그 점을 정확하게 읽어냈으며, 강희-옹정-건
륭 3대 133년이 중국의 미래를 보여준다고 감히 장담했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p.19, 50

반면 근대로 들어서면서 오감의 불균형 시대가 열렸다. 한 마디로 시각 우위의 시대, 시각의 제국주
의 시대로, 근대의 이성과 합리성이 매몰된 시각주의를 탄생시킨 것이다. 이 시대에는 ‘보는 것’
이 곧 ‘아는 것’(I see=I know)이 되었고, ‘보이는 것’이 곧 ‘믿을 수 있는 것’(To see is to
believe)이 되었다. 즉 이성과 합리주의가 근대를 시각의 시대, ‘보는 법(ways of seeing)의 시대
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 그로 인해 비(非) 선형적이고 입체적인 사고는 설 자리를 잃게 되었다. 오
감의 융합, 감각의 통합에 근거한 입체적인 고대적 상상력이 최후를 맞이하는 순간이었다. ---

p.103
문명화 과정에서 나타난 매너의 본래 성격은 아이러니하게도 배려와는 거리가 멀다. 그 매너들은
상대를 위한 배려이기는커녕, 타인을 내 어떤 영역 안으로 들어설 수 없도록 만드는 구별의 장치,
즉 선 긋기 장치였다. 즉 매너 그 자체는 권력이었다. 문명화 과정 속에서 매너는 소수에게 독점되
어 왔고, 그 매너가 보편화되면 오히려 그 가치를 상실했다. 구별과 차별을 가져오지 못하는 매너
는 매너가 아니라고 여긴 탓이다. 매너에는 ‘배려’라는 통념 혹은 상식과 더불어 ‘구별 혹은
차별’이라는 뜻도 포함되어 있음을 명확하게 인지할 필요가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p.221

하루 중 가장 더운 시간이 12시 정오가 아닌 오후 2시인 것처럼 역사상 가장 뜨거운 시간인 최전
성기는 이미 쇠망의 길목에 들어선 순간에 나타난다. 그래서 흥륭은 언제나 쇠망의 그늘을 안고
있다. 《로마제국쇠망사》의 도입부가 로마 제국 최고의 전성기라는 사실은 그래서 더 의미심장
하다. ---p.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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