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심 전경. 대구지역의 빈 집 증가율은 전국에서 가장 높다. <영남일보 DB>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이 시행되면서 대구 지역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대구의 경우 빈집 증가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황이어서 관련 법을 제대로 활용할 경우 많은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1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작년 2월 국회를 통과한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과 하위법령’이 지난 9일부터 시행됐다. 이는 노후·불량주택이 밀집된 지역에서 주민들이 자율주택정비사업을 통해 낡은 단독·다세대주택을 자율적으로 개량할 수 있게 되는 것이 핵심이다.

빈집 안전사고·범죄발생 우려때지자체가 철거 등 정비사업 주도건축기준도 최대 50% 완화 가능
집주인 2인이상 합의체 구성하면노후·불량 주택도 자율적 개량

이번에 시행되는 소규모주택정비법의 주요내용은 크게 △빈집 실태조사 및 빈집정보시스템 구축 △자율주택정비사업 신설 및 가로구역 확대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의 활성화 등 3가지다.

‘빈집 실태조사 및 빈집정보시스템 구축’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빈집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자체가 빈집으로 추정되는 주택에 대해 실태조사를 실시할 수 있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빈집정보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또 빈집의 안전사고나 범죄발생 우려가 높은 경우 지자체는 빈집정비계획에 따라 철거 등 필요한 조치를 명하거나 빈집정비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자율주택정비사업 신설 및 가로구역 확대’는 기존 도시정비법에서 추진됐던 가로주택정비, 소규모재건축과 달리 자율주택정비사업은 이번 법 시행을 통해 처음으로 추진되는 것이다. 이 사업은 2인 이상의 집주인이 모여 주민합의체를 구성하면 조합 없이 단독·다세대주택을 자율적으로 개량할 수 있는 것이 핵심이다.

가로를 유지하며 소규모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의 경우 그동안 일부가 도시계획도로에 접한 가로구역에서만 시행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도시계획도로에 접하지 않더라도 너비 6m 이상의 도로에 둘러싸여 있다면 가로구역으로 인정돼 사업 가능구역이 확대된다.

또 빈집 및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는 각각의 사업에 소요되는 비용을 보조 또는 융자할 수 있고, 높이제한, 공지기준, 조경기준 등의 건축기준을 최대 50%까지 완화할 수 있다. 거기다 소규모정비를 통해 연면적의 20% 이상 공공임대 또는 공공지원임대주택을 건설할 경우 용적률을 법적 상한까지 완화할 수 있다.

통계청이 지난해 8월 발표한 ‘2016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의 빈집은 3만8천동으로 전년도(3만동)보다 24.7% 증가, 1년 사이 전국에서 빈집이 가장 많이 늘어났다. 특히 특례법의 혜택을 직접적으로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1년 이상 비어 있는 대구지역 내 단독 주택은 2천600여동에 이른다. 대구시에 따르면 2016년 8월 기준으로 빈집(단독주택)은 남구가 511개동으로 가장 많고, 동구(413), 북구(410), 중구(361), 서구(352), 수성구(276), 달서구(170), 달성군(119) 등의 순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달 중에 공공지원 프로그램 운영계획, 도시재생 뉴딜사업 연계방안, 전국 순회 설명회 계획 등을 조속히 마련하고 본격 사업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이번 소규모주택정비법 시행을 통해 노후·불량주거지역에 대한 정비를 확대해 도시기능을 회복하고 국민 주거생활의 질을 향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